남도 문화유산을 찾아서
2020-08-20 (목) 10:55 / 19:55(재)
이 시간 함께 할 문화유산은 전라남도 여수에 있는 국가민속문화재 제224호
여수 연등동 벅수 (麗水 蓮燈洞 벅수)입니다.
여수시로 진입하는 옛 도로의 북쪽에는 길을 사이에 두고 양편에 하나씩 동·서로 서 있는 한 쌍의 돌장승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 소개해 드리는 연등동 벅수인데요, 벅수라는 말은 장승의 다른 이름입니다. 장승은 예로부터 지역간의 경계표 구실을 하거나 이정표로 쓰이기도 했고 또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 장승들은 조선시대에 수군이 주둔했던 좌수영의 서문 길목에 서서 수문장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서로 마주하고 있는 두 벅수 중에서 동쪽 벅수에는 ‘남정중(南正重)’, 서쪽 벅수에는 ‘화정려(火正黎)’라는 글씨가 각각 새겨져 있습니다. 남자벅수인 남정중은 하늘을 맡고 여자벅수인 화정려는 땅을 관장한다고 여겨졌는데요, 이렇게 하늘과 땅을 평정하여 잡귀와 유행병, 또 화마와 수마를 막고자 하는 기원을 담았습니다. 먼저, 동쪽에 있는 남정중은 높이 174cm, 너비 37cm 에 머리엔 모자를 쓰고 있구요, 위로 치켜올라간 눈썹에 달걀형의 툭 불거진 눈, 길고 큰 코, 드문드문 이를 드러낸 입, 턱수염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쪽의 여자벅수 즉 화정려는 키 173cm, 너비 39cm로 남자벅수와 그 크기가 비슷합니다. 머리에는 역시 네모난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치켜 올라간 눈썹에 왕방울눈, 또 길고 복스러워 보이는 귀에 코는 코볼이 넓은 매부리코, 그리고 이를 드러낸 입모양 등 전체적으로는 남자벅수와 큰 차이가 없지만, 이 여자벅수는 험상궂은 듯 하면서도 좀더 익살스러운 모습이어서 친근감이 듭니다. 화정려 뒷면에는 이 장승들이 무신년에 세워졌다는 기록이 남아있는데요, 정확하진 않지만 이 무신년이 정조 12년이라고 추측됩니다.
옛날 좌수영 성에는 동문, 남문, 서문 등 세 개의 성문이 있었고 각각 성문 부근에 수문장 역할을 하는 돌벅수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현재에도 동문을 제외한 남문과 서문에는 이렇게 벅수가 남아 있습니다. 서문 옆의 이 연등동 벅수는 보존상태가 좋은 편이어서 예로부터 전해오는 우리 민간신앙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도 문화유산을 찾아서...
이 시간 함께 한 문화유산은 전라남도 여수에 있는 국가민속문화재 제224호
여수 연등동 벅수 (麗水 蓮燈洞 벅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