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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음악공방

진행 : 이한철 / 연출 : 고효상,조연출 : 김고은 / 작가 : 권혜진
월~일 | 07:00 ~ 08:55

2020년 08월 25일(화) 햇살음악공방 - 정민아님
  • 작성자햇살
  • 조회수1110
  • 작성일2020.08.25

오늘은 더욱 특별한 화요일,

잠시 자리를 비운 경소님을 대신해

목요일 코너지기 허희님과 함께했는데요.

 

허희님과 만난 민아님은

마침 시 한 편을 가지고 노래를 만들었다고요.

이것이 바로 햇살운명 아닐까요?

 

그 시는 신미나 시인의 칸나꽃 분서인데요.

여름의 절정인 동시에

여름이 지나가는 순간이 함께 느껴지는

지금 이 순간에 음미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요.

 

우리도 그 감정, 빨리 느껴보고 싶은데요.

그 시를 바탕으로 한 민아님의 칸나꽃 분서

읽어볼까요?

 

 

 

 

 

<칸나꽃 분서>

 

절명을 꿈꾼들 저 꽃같이는 심장을 걸 수 없었네

계절은 매번 색다른 변절을 꿈꿔왔으므로

이제 나를 거쳐간 연애는 미신이 되었다

이제 나를 거쳐간 연애는 미신이 되었다

 

오로지 그대, 한올 그림자마저 태우고 높이 떠나라

이 여름 가고 붉은 두근거림마저 지면

당신 눈짓과 살내를 곁에 두고 오래 잊을 것이라

- 곁에 두고 오래오래

 

오로지 그대, 한올 그림자마저 태우고 높이 떠나라

화대처럼 받아든 이 시간에 불 붙이고

연기도 없이 지등 타는 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라

- 지등 타는 소리를

 

꽃 진 자리 화기가 남아 피 더운 까닭은

용서하라, 눈 매워 혈서 한 잎 쓰지 못함을

 

 

 

 

 

 

KakaoTalk_20200825_082001153.jpg

 

KakaoTalk_20200825_082001153_01.jpg

 

 

 

 

 

덕분에 문학과 음악이 넘치는 아침이었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도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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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산
    등록일 : 2020.08.25
    <칸나꽃 분서> 버전 1.0을 처음 들은 게
    몇 해 전 가을, 연희동 창작촌에서였지요~^^

    꽃색이
    핏빛이란 점에서는
    동백과 같으면서도
    활활 타오르는 듯한 층층의 꽃 모양,
    도회적 퇴폐적 감성의 붉은 빛은
    사랑의 종말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타오르는 순간의 불빛은 
    모두 아름답지요
    어쩌면
    세상 모든 사랑은 
    아름답기에, 뜨겁기에
    처음부터 
    새카맣게 타서 사라질 운명을 안고 태어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을이 오기 전에
    긴 연애편지를 써야겠습니다.
    칸나를 수신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