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수)풀어서듣는우리소리

진행 : 지정남 / 연출 : 이세종,조연출 : 신희진 / 작가 : 조영임
월~금 | 09:00 ~ 10:30

2021-08-24(화) 단가 사철가
  • 작성자남도마실
  • 조회수570
  • 작성일2021.08.18

단가 사철가 (소리:조상현)

 

1.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헌들 쓸 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

옛부터 일러 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상풍寒露霜風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고절黃菊高節은 어떠헌고.

 

2.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落木寒天 찬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리어 은세계銀世界 되고 보면

월백설백천지백月白雪白天地白허니 

모도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아차 한 번 늙어지면 다시 올 줄을 모르는구나.

 

3.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 말 들어보소.

인생이 모도가 팔십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산 인생

아차 한 번 죽어지면 북망산천北邙山川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滿盤珍羞가 살어 생전에 한 잔 술만도 못하느니라.

 

4.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말어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마라. 가는 세월 어쩔끄나

늘어진 양류가지 끄터리다 묶어놓고

국곡투식國穀偸食 허는 놈과 부모불효허는 놈과 형제화목 못 허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어서 한 잔 더 먹소 덜 먹게 허면서

거드렁거리고 놀아보자.

이전 다음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