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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어서듣는우리소리

진행 : 지정남 / 연출 : 이세종,조연출 : 신희진 / 작가 : 조영임
월~금 | 09:00 ~ 10:30

2022-10-18(수) 판소리 심청가 가운데 '뺑덕이 심술대목'
  • 작성자남도마실
  • 조회수307
  • 작성일2022.10.11

판소리 심청가 가운데 뺑덕이 심술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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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낮이면 강두에 가 울고 밤이면 집에 돌아와 울고 눈물로 세월을 보낼 적에, 그때여 심봉사가 의식은 겨우 견디나 四顧無親 수족없어 사람을 한나 구하려 허는디, 마참 본촌에 사는 뺑덕이라 허는 여인이 있었든가 보드라. 심봉사가 딸으 덕으로 전곡간이나 있단 말을 듣고 이웃 사람도 모르게 살짝 자원출가 허였겄다. 이 몹실 뺑덕이네가 심봉사 가산을 망허기로 드는디 꼭 먹성질로 망허든 것이었다.

(잦은몰이)밥 잘 먹고, 술 잘 먹고, 떡 잘 먹고, 고기 잘 먹고, 양식 주고 술 사먹고, 쌀 퍼주고 고기 사먹고, 이웃집에 밥 붙이기, 동인 잡고 욕 잘 허고, 초군들과 싸움허기, 잠자며 이 갈기와, 배 긁고 발목 떨고, 한밤중 울음 울고, 오고 가는 행인다려 담배 달라 힐난허기.

삐쭉허면 빼쭉허고 빼쭉허면 삐죽허고, 힐끗허면 핼끗허고 핼끗하면 힐끗허고, 술 잘 먹고 정자 밑에 낮잠 자기, 남의 혼인허랴 허고 단단히 믿었난디 해담을 잘허기와, 신부 신랑 잠자는디 가만가만 가만가만 문 앞에 들어서며 봉창에 입을 대고 불이야!” 이년의 행실이 이리허여도 심봉사는 아무런 줄을 모르고 어째 미쳐놨던지 나무칼로 귀를 비어가도 모르게 되었든가 보더라.

 

----------김연수 뺑덕어멈 대목(151)-----------

(아니리)낮이면 강두에 가 울고, 밤이면 집에 들어 울고, 울음으로 세월을 보내는디, 그때 마침 그 근촌 사는 아주 흉악한 홀어미 하나가 있으되, 이름은 뺑덕이네요, 별호는 뺑파라.

얼굴이 천고일색일는지 만고박색일런지 몰라도, 꼭 생긴 모냥이 이렇게 생겼던 것이었다.

(자진모리)생긴 모냥 볼작시면 말총같은 머리털은 하늘을 가리키고, 됫박이마에 홰눈썹(횃대눈썹-아미와 반대)과 우멍눈 주먹코요, 메주볼 송곳턱에, 입은 크고, 입술 두터 큰 궤문을 열어논 듯. 써레이 드문드문, 서는 늘어진 짚신짝이요, 두 어깨는 떡 벌어져 치를 꺼꾸로 세워논 듯. 손길 생긴 뽄은 솥뚜껑을 엎어논 듯 허리는 짚통 같고, 배는 폐문 북통 같고, 엉뎅이는 부자집에 떡치는 안반 같고, 속옷을 입었기로 다른 곳은 못 보아도 입을 보면 짐작이요(남자는 코를 보면 짐작), 수퉁다리(水腫다리-하지정맥류)에 흑각발톱 발맵시는 어찌 됐던, 신발은 침척(針尺)으로 자 가웃이 넉넉해야 계우 신게 되는구나.

(아니리)생긴 모냥이 이래노니, 눈 있는 사램이야 거들떠볼 이나 뉘 있으리오? 천상 차지는 눈으로 못 보는 봉사님 차지인디, 꼭 봉사만 한 서넛 판을 내고 아직 서방 구경 못허고 있다가, 심봉사 전곡넉넉허단 말을 듣고는, ‘옳다, 내가 그 작자한테로 시집을 갔으면 한 때 떡 살구는 원없이 먹겄다싶어, 동네 사람도 모르게 살짝 시집을 갔것다. 심봉사는 뺑덕이네에게 탁정이 딱 되아가지고, 설운 마음도 간 데 없고, 딸 생각도 다 잊어뻐리고 웃음으로 세월을 보내는디,

 

-중간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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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아조 깜박 대혹하여 저 허는대로 내버려두니 뺑덕이네 이 몹쓸 년은 심봉사 그 불쌍한 전곡을 꼭 먹성질로 조져대는디, 뺑덕이네 행동거지와 먹성 속은 이 사람 말과 조끔도 틀림이 없든 것이었다.

(자진모리)밤이면은 마을 돌고, 낮이면은 낮잠 자고, 쌀 퍼주고 떡 사 먹고, 벼 퍼주고 엿 사 먹고, 의복 잽혀 술 먹기와 빈 담뱃대 손에 들고 오고가는 행인들께 담배 달라 힐난허기, 머슴 잡고 어린양에 젊은 중놈 유인허기. 동인 걸어서 욕설하고, 초군들과 싸움하고, 여자 보면 내외하고, 남자 보면은 쌍긋 웃고, 코 큰 총각 술 사주기. 잠자면서 이 갈기와 배 끓고, 발목 떨고, 한밤중에 울음 울고, 이불 속에서 방구 뀌기. 삐쭉허면 빼쭉허고, 빼쭉허면 삐쭉허고, 힐끗허면 핼끗하고, 핼끗허면 힐끗허고, 술 퍼먹고 활딱 벗고 정자 밑에서 낮잠 자기. 남의 내외 잠자는 디 가만가만 가만가만 가만가만 찾어가서 봉창문에다 입을 대고, “불이야!” 이년 행사가 이러허여, 심봉사 불쌍한 전곡을 모두 다 빨어먹은 연후에는, 이삼일 먹을 양식만 남겨두고 도망을 헐 작정으로, 오뉴월 가마귀 곤수박 파먹듯 밤낮없이 파먹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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