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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어서듣는우리소리

진행 : 지정남 / 연출 : 이세종,조연출 : 신희진 / 작가 : 조영임
월~금 | 09:00 ~ 10:30

2023-11-14(화) 흥보가 '흥보 놀보와 놀보 마누라에게 매 맞는 대목'
  • 작성자남도마실
  • 조회수68
  • 작성일2023.11.20

<아니리> 놀보 듣고 생각허기를 저놈 조격된 품이 빌어먹기 투가 나서 달래서는 안갈테요 주어서는 또 올테니 죽으면 굶어죽지 맞어죽을 생각은 없겄게하는 수가 옳타허고 불쌍허다. 여봐라 마당쇠야 네 그 동편 곳간문 열고 지리산에서 도끼 자루 헐라고 건목 쳐내온 박달 몽둥이 하나 이리 가져오고 대문 걸어라 오늘 한놈 식훌놈있다.’

 

<자진모리> 놀보놈 거동봐라 지리산 몽둥이를 눈위에 번쩍 들고 두눈을 부릅뜨고 엇다 이놈 흥보놈아. 하늘이 사람 낼 제 제각기 정한분복 잘난 놈은 부자되고 못난 놈은 가난허니 내 이리 잘 사는게 하늘이 주신 내복이지 네복을 뺏었느냐. 뉘게다가 떼 쓰자고 이 흉년에 전곡 달라 목안에 소리 내어 눈물 방울 흩뿌리면 니 잔꾀에 내 속으랴. 쌀말이나 주자헌들 남대청 큰 두지에가 가득가득이 들었으니 네놈 주자고 뒤지 헐며, 볏말을 주자헌들 천록방 가리노적 태산같이 쌓였으니 네놈 주자고 노적 헐며, 돈냥이나 주자헌들 옥당방 용목궤에가 가득가득이 들었으니 네놈 주자고 관돈헐며, 싸래기나 주자헌들 황계 백계 수백마리가 오락가락 꼬꾜 우니 네놈 주자고 닭 굶기며, 찌게미나 몽근겨나 양단간에 주자헌들 궂은방 우리 안에 떼 돼야지가 들었으니 네놈 주자고 돛 굶기며, 식은밥이나 주자헌들 새끼난 암캐들이 퀑퀑 짖고 내달으니 네놈 주자고 개굶기랴.’ 몽둥이를 들어 메더니 강짜 싸움에 계집 치듯 좁은 골에 벼락 치듯 후닥딱 뚝딱아이고 아이고.’ ‘이 급살 맞어 죽을놈아 어째서 나를 못살게 이리 왔쌌느냐.’ 후닥딱 아이고 아이고.’ 흥보가 도망을 허자헌들 대문을 걸었으니 날도 뛰도 못허고 그저 퍽퍽 맞더니마는 중문을 차고 안으로 쫓겨 들어가며 아이고 형수씨 사람좀 살려주시요.


<아니리> 놀보 계집년은 독허기가 놀보보다 장리(長利)가 더허겄다. 긴담뱃대 입에 물고 중문에 빗겨 서서 시종(始終)을 구경타가 흥보 들어오는 걸 보고 싹 비껴 섯다가 사랑으로 썩 나서며 놀보를 잡치는디 아니 아주 다리를 톡 꺽어놔야 다시는 안올텐디 어떻게 때렸기에 안에까지 들어가게 하오? 발길질 공000 계집은 잘 잡치지이럴 때 흥보는 안뜰에 엎디어 우느라고 나오지 아니허니 안으로 들어가 부엌에 밥주걱을 찾아들고 나오며 아지뱀이고 동아뱀이고 한달도 서른날 돈달라 쌀달라 세상만사가 귀찮다. 아나 돈 아나 밥.’ 뺨을 징 짝치듯 치는구나. 흥보가 뺨을 맞고나니 형님한테 맞은것은 오히려 여반장(如反掌)이라.

*담에 걸친 구렁이 치듯, 호랑이 개뺨 치듯, 마른 하늘에 벼락 치듯 후닥~. 두꺼비 파리 채듯, 해병대 귀신 잡듯, 이순신 왜구 잡듯, 에프킬라 모기 잡듯,이 잡듯 빈대 잡듯, 복날에 개 잡듯, 고양이 쥐 잡듯

 

<진양조> 곰곰 생각을 허니 하늘이 빙빙 돌고 땅이 툭 꺼지는듯 분허고 원통허여 우루루루루- 형님 앞에가 엎드러져서 통곡으로 원정을 허는디 아이고 형님 듣조시오. 형님이 저를 죽이시던지 살리시던지 그는 한이 없사오나 형수씨가 시아제 뺨 치는법 고금천지 어데서 보았오. 차라리 아조 죽여주면 염라국을 찾어가서 부모님을 뵈옵는날 세세원정을 내가 아뢸라요. 지리산 호랑아 박흥보 물어 가거라. 굶주리기도 나는 싫고 세상 살기도 귀찮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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