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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어서듣는우리소리

진행 : 지정남 / 연출 : 이세종,조연출 : 신희진 / 작가 : 조영임
월~금 | 09:00 ~ 10:30

2023-11-21(화) 흥보가 '놀보 마당쇠 축귀경 부르는 대목'
  • 작성자남도마실
  • 조회수45
  • 작성일2023.11.30

<아니리> 놀보가 듣더니 얘 마당쇠야~. ‘내 저놈 보기 싫다 밖으로 몰아내고 대문 걸어잠궈라.’ 마당쇠가 흥보를 모시고 흥보집까지 가고싶으나 놀보가 겁이나 갈수도 없어 흥보를 붙들과 대문 밖에 나와 하릴없이 눈물로 작별을 허니 흥보는 울며불며 비틀거려 건너가고 마당쇠 대문 안에 들어서니 놀보가 보더니만 그 더러운거 갔으면 집가심겸해 집안 좀 깨끗이 치워라허더니 안으로 들어가는지라. 마당쇠가 들어가는 놀보를 한참 흘겨보고 섰더니 허허 참 저런놈의 말따위 좀 봐. 동생 내보내고 집가심 하라? 송장 내보냈나 집가심하게. 우리나라가 예의동방 군자지국이라는디 어데서 저따위 못된놈이 생겼을까?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산벼락을 탁 쳐서 죽이지 않으시고, 원 그 흔한놈의 염병도 이 집구석에는 안 덤비니 염병귀신도 겁이 나서 못 덤비나? 지옥 사자들이 낮잠을 자나? 에라 이놈의거 다른 집에서는 귀신 쫓는 축귀경을 읽는다드라만은 이놈의 집에는 내가 청귀경을 읽어 왼갖 잡신을 다 불러들여 저놈 죽는 꼴을 좀 보리라.’ 마당쇠가 두 무릅을 단정히 꿇고 앉어 청귀경을 읽는디 이런 가관이 없던 것이었다.


<자진몰이>

천상팔방 삼십삼천 천강지살지신이며 일월성신 이십팔수 각항저방의 신장님네. 지상오행 오방신장 여래 보살 오백나한 산불 제석 금강신장 000 토신이며 성주조왕의 터주 대감, 우두나찰 마두나찰 염라국 사자, 북망산 원귀고혼, 시두 손님 홍역 마마학질 괴질 황달 흑달 이질 등창 가슴앓이, 뇌점 아구 00 두창 000 나력 발치, 치질 산증 임질 당창 장감 치통 역신님네 시급히 발동허여 놀보놈 좀 잡어가시오.


<아니리> 마당쇠는 어디까지나 흥보 못 사는게 불쌍허고 놀보 심보를 미워허여 이렇듯 놀보 망허기를 원하고 배를 앓고있던 것이었다. 그때여 흥보 처는 굶은 가장 보내놓고 눈물 짓고 앉었을 제, 밥때가 되어가니 자식들은 멍석 쓴 채 뭇놈이 각청으로 어매 밥, 어매 밥, 어매 밥, 어매 밥허는 소리. 비 올랴는 날 방죽 우에 개구리 우는 성음이라. 흥보 아내 더욱 기가 맥혀 막둥이 업고 영감 온다고 나가 보았다가 흥보가 허리를 웅크리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들어오니 우루루루 달려들어 여보 영감 어찌 이리 더디었오.’ ‘날 날 건드리지 마오.’ 방으로 들어가서 허리를 비비 꼬고 앉거늘, ‘여보 전곡간에 아무것도 못 얻어왔소?’ 흥보가 이말을 들으니 설움이 더욱 북받치건만은 본사대로 말을 허자니 형 흉이 날것이요. 처자 마음 상헐테라. 아무쪼록 마누라 듣기좋게 허는 말이 들어보오 내가 형님 댁에를 가 문안허니

 

<빠른 중몰이> 형님이 깜작 반가허시고 또한 낙루 허시면서, ‘내가 술잔 먹은김에 동생을 좀 나무랬기로 처자를 다리고 나간 이후 일거무소식이니 그런 법이 있느냐?’ 단단히 꾸중을 허십디다. 형수씨도 반겨허시며 제게 안부 물은 후의 어느 결에 닭을 잡아 점심을 가져오니 형님이 말씀 허시기를 우리 형제 한상의 밥 먹은제 언제인가? 어서 먹자허시는디 반찬이 하 좋아서 어찌 많이 먹었던지 일어날수가 없데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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