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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어서듣는우리소리

진행 : 지정남 / 연출 : 이세종,조연출 : 신희진 / 작가 : 조영임
월~금 | 09:00 ~ 10:30

2024-01-16(화) 흥보가 '흥보가 박을타니 동자승 나오는 대목'
  • 작성자남도마실
  • 조회수66
  • 작성일2024.01.18

<아니리> 박을 타면 부인들 허는 말이 있것다. 흥부마누라 박짝을 얼른 딱 엎으며 이 박일랑 소가 밟아도 깨지지 말고 말이 밟아도 깨지지 마라. 박짝을 딱 엎었는듸 뜻밖에 박짝이 딸싹 딸싹 허드니 청의 입은 동자 한쌍이 박짝 속에서 썩 나오며 이 댁이 박흥보씨 댁이 오이까? 흥보가 깜짝 놀라 내 원 옛날 초나라 시절에 유자 속에서 노인이 바둑 두었단 말은 들었어도 우리 조선 땅에서 박통 속에 동자 들었단 말은 나 첨 들었네. 그런데 내 이름은 어찌 알며 나라는 사람은 요사이 풀밭에가 누었어도 진드기 한마리 붙을데 없는 사람인듸 무엇하려 찾어왔나? 저 동자 절하며 여짜오되 예 삼신산 열위선관 모여 앉어 공론허시되 흥보씨 높은 덕화 금수에까지 미쳤으니 그저 있지 못허리라 허시고 몇가지 약을 보냈사옵니다허더니 소매 속에서 병에 넣은 약과 종이에 싼약을 차례로 내놓으며

 

<중중머리> 백옥병에 넣은 것은 죽은 사람 혼을 불러 되돌아오는 환혼주, 밀화병에 넣은 것은 장님이 먹으면은 눈이 밝아지는 개안주, 호박병에 넣은 것은 벙어리가 먹으면은 말 잘허는 능언주, 산호병에 넣은 것은 귀 먹은이가 먹으면은 귀가 열리는 벽이주, 설화지로 묶은 것은 죽지 않는 불사약이요, 금화지로 묶은 것은 늙지 않은 불로초와 그외에 만병통치 수백가지가 있아온데 약이름 쓰는 법을 그 옆에 썼사오니 그리 알고 쓰옵소서. 선관님네 분부로서 가다가 용궁 동정호에 전할 편지 있삽기로 총총히 떠나오니 부디 안녕히 계십시오.

사흘 굶은 저 흥보가 공연한 헛 수인사지만 여저러한 선동네가 날만 사람 보랴허고 머나먼길 와겼다가 아무리 염반이나마 점심요기나 허고 가야제 원여 섭섭해서 되겠다고 여. 동자 웃고 대답허되 세상 사람 아니기로 시장허면 구전단과 목 마르면 감로수연화식을 못허오니 염려치 마옵소서. 배읍허고 물러서더니 인홀볼견 간곳없네.

 

<아니리> 동자 떠난 후에 흥보가 생각헌즉 허술한 집구석에 선약을 혹시 도적맞일가 걱정이라 한 꾀를 생각허여 자그마헌 오장치에 모다 넣어 꽉꽉 동여서 움막방 보고개에다 씻나락 오장이 모양으로 단단히 얹어놓고, 엎어놨든 박짝을 딱 뒤집어보니양쪽 박짝에가 궤하나씩이 붙었은되 주홍칠 곱게하고 용거북 자물쇠를 단단히채웠으며 초록당사 벌매듭에 열쇠달아 옆에 걸었는듸 둘 다 뚜껑 위에 박홍보씨 개탁이라 허였거늘, 흥보가 보더니 힛덥게 장담을 허는듸, 내가 암만 없이는 살아도 이름이사 널리났제. 봉래산 선동들도 내 이름을 부르더니 이궤짝에도 또 써놨구나. 궤 두짝을 열고 보니 한궤에는 쌀이 수북히 들었는듸 궤 뚜껑속에다 이 쌀은 백년을 두고 퍼내도 굴지 않은 취지무궁지미라 써있으며, 또 한궤에는 돈이 가득 들었는듸 뚜껑 속에다 이 돈은 평생을 꺼내써도 줄지않은 용지불갈지전이라 허였거늘, 흥보가 좋아라고 궤두짝을 떨어붓기를 시작허는듸

 

<휘머리> 흥보가 좋아라고 흥보가 좋아라고 궤두짝을 떨어붓고 닫쳐놨다 열고보면 도로 하나 그뜩허고 돈과쌀을 떨어붓고 닫쳐놨다 열고보면 도로하나 수북허고 툭툭 떨고 돌아섰다 돌아보면 도로 하나 그뜩허고 떨어붓고나면 도로수북 떨어붓고 나면 도로 그뜩~~~~ 아이고 좋아 죽겄다 일년삼백육십일을 그저 꾸역꾸역 나오느라. 흥보가 좋아라고 흥보가 좋아라고 돈궤짝을 떨어붓고 닫쳤놨다 열고 보면 도로 하나 그뜩허고 쌀궤짝을 떨어붓고 닫쳐놨다 열고보면 도로 하나 수북허고 툭툭 털고 돌아섰다 돌아보면 도로 하나 그뜩허고 떨어붓고나면 도로 수북 떨어붓고 나면 도로 그뜩 어찌 떨어부엇던지 쌀이 수수만석이요 돈이 수수만량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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