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14일 오전 4시 52분 <달문과 송해> : "자신의 이름이 브랜드인 광대"
산책지기 송지원 박사님이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서 연구실장을 할 때 책이 참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 책들 중에 하나인 <조선 전문가의 일생>이라는 책에 조선 시대 전문가 중의 한 명으로 “달문”이라는 광대가 나옵니다. 사진실 중앙대 음악극과 교수가 쓴 글인데 이 글에서 “달문”을 ‘팔도를 뒤흔든 대중 스타’라고 소개하더군요. 천지를 떠돌아 다니던 조선의 광대들을 전문가 직업 중 하나로 선택해서 소개하는 것도 재미난데 여기에 “달문”이라는 인물이 또한 재미납니다. 달문은 얼굴이 굉장히 못 생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달문이 장터에서 공연을 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것이 일품인 광대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요즘 말로 개인기가 있었던 "자신의 이름이 브랜드인 광대"라고 하더군요. 달문의 개인기는 ‘주먹이 입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요즘 코미디언 혹은 개그맨을 포함하여 연예인이 아이들의 장래희망 1순위라고 하지요? 그럴지라도 우리가 연예인 혹은 개그맨을 전문가 직업이라고 생각할까요? 요즘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 전문직종이고 대체로 “사”자로 끝나는 직업들이지요? 의사. 변호사. 검사. 판사… 등등. 그래서 이력서에 “사”자가 안 들어가는 문화예술인이 조선 시대 광대만큼 대접을 받고 사는 세상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절에 한 평생을 "자신의 이름이 브랜드인 광대"로 살다간 사람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동해, 남해, 서해, 그리고 송해가 있습니다." 코미디언 문화예술인 송해의 영결식에서 후배 이용식씨가 한 조사 중에서 한 대목입니다.
송해 선생님을 보내면서 달문을 생각합니다. 둘이 우열을 가리지 못할 정도로 못 생겼다는 것은 닮은 것 같아요.
오늘의 신청곡은 단가 <광대가>입니다. 오랜만에 박동진 명창의 소리로 듣고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또 다른 명창의 소리가 있으면 그것도 궁금합니다. 연출님께서 알아서 틀어 주세요. 고맙습니다.
마들재에서 서생 올림